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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역사 - 8월 12일] 1992년, 북미 자유 무역 지대 (NAFTA) 창설


오늘의 역사/8월 2010.08.12 00:00
1992년 8월 12일, 미국-캐나다-멕시코 정부는 북미 자유 무역 협정(North American Free Trade Agreement, NAFTA)을 발표했다. 총 3,800쪽에 달하는 방대한 협정이었다. 이 협정은 1994년 1월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가 올해로 시행 16년째를 맞이하고 있다. 미국의 국제 경제에서 동아시아와 유럽의 시장 개방을 압박하는 무기로 활용하여 세계 경제에서 미국의 리더쉽을 다시 확보하려 한 것이었다. 경제 문제에서 뿐만 아니라, NAFTA는 국제 정치에서도 냉전 이후 새로운 질서를 수립하는데 중요한 사건이었다.[각주:1]

캐나다, 미국, 멕시코를 포함하는 북미 경제권은 인구 3억 5천만, 경제 활동 인력 1억 6천 5백만, 총 생산 6조달러에 이르는 거대한 경제권이다. 이 경제권을 통합하는 NAFTA를 추진한 북미 3국의 목적은 조금씩 달랐다. 미국은 기존 미국-캐나다 경제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고 멕시코 시장을 개방하면서 이를 무기로 삼아 동아시아와 유럽의 시장 개방을 유도하려는 목적이었다. 이과정에서 지적재산권 등 미국의 이익이 걸린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여기에 멕시코로부터 불법 이민으로 늘 골머리를 앓고 있는 미국은 멕시코의 경제를 NAFTA를 통해 안정시켜 불법 이민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각주:2] 캐나다는 미국과 멕시코 사이에 이미 작동하고 있었던 CUSTA에도 불구하고 캐나다는 부진한 대미 수출을 늘리는 것이 제일 중요한 목적이었다. 덤으로 중남미 시장 진출을 도모했다.

늘 NAFTA 논란의 중심이 되는 멕시코는 경제 개혁의 성공이 주요 관심사였다. NAFTA를 제일 먼저 제안한 것도 멕시코였다. 1982년 외채 위기를 겪은 멕시코는 꾸준히 경제 개혁을 추진하고 있었다. 하지만 1929년 제도혁명당(스페인어 Partido Revolucionario Institucional, PRI)의 1당 독재 체제 하에 수립된 멕시코 정치 및 경제 체제는 개혁을 매우 어렵게 하고 있었다. 멕시코 체제는 20세기 초반에 형성된 사회 이익 단체들이 적당히 타협하며 만든 체제이고 국제 경쟁력이 매우 낮았다. 개혁을 계속 추진하면 제도혁명당(PRI)의 기반 자체를 잠식당할 지도 모른다며 경제 개혁을 저지할 세력이 나타날 수도 있었다. 이때문에 경제 개혁을 주도하고 있던 살라나스 대통령은 NATFA를 이용하여 경제 개혁을 계속 추진하고자 했다.

NAFTA는 이미 상당한 수준으로 진행 중이던 북미 지역의 경제 통합을 관리하고 새로운 차원의 통합을 가능하게 할 수 있는 기초이지만, 그 성과에 대해서는 첨예하게 입장이 대립한다.[각주:3] 이미 조약 협상 및 체결 과정에서도 미국 내에서도 찬반 논란이 분분했다. 통상 정책이 1980년대 미국 경제가 쇠퇴하면서 중요한 미국 국내 및 국제 외교 이슈가 된 탓도 있지만, NAFTA로 인한 이익과 손해에 따라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한 것이다. 미국 내 진보와 보수 세력도 묘하게 입장이 엇갈리는 일도 발생했다. 대체로 산업 자본 측은 NAFTA를 선호했지만, 보수 세력 일부는 NATFA로 미국 산업이 미국 내 공장을 폐쇄하고 멕시코로 이전하여 미국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게 할 지도 모른다며 반대하는 입장을 취하기도 했다. 보수 세력이 노동자를 걱정하는 상황이지만, 이런 상황이 되면 찍어누르기 바쁜 우리나라의 보수 세력과 비교하면 부럽기만 하다. 아뭏튼, 이런 현상은 1992년 선거와 맞물려 기존 정당의 지지 세력에도 영향을 미쳐 NAFTA로 1992년 조약 협정을 전후하여 미국은 극심한 의견 대립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멕시코도 비슷했다. 다음은 미국과 멕시코의 NAFTA 지지 및 반대 세력을 정리한 표이다.

협상 및 조약 체결, 비준 과정에서 논란도 컸지만, 더 큰 논란은 시행 이후 평가에 관한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가 2007년 4월 11일에 배포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회원국 경제에 미친 영향과 시사점"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 따르면, NATFA 3개국은 수치 상으로는 분명히 호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1980년 ~ 1993년 사이와 1994년 ~ 2004년의 경제성장율을 비교하면, 미국은 3.0에서 3.3%로, 캐나다는 2.2%에서 3.5%로, 멕시코는 2.2%에서 2.9%로 상승했다. 그런데 평균치가 NATFA와 상관관계는 어느 정도나 되는지 솔직히 난 잘 모르겠다. NAFTA 발효 후 경제성장율이 상승했다고 해놓고서는 "NATFA가 (미국 경제에) 미친 영향의 크기도 작을 뿐더러 통계적 유의성도 없음"이라고 스스로 모순되는 기술을 해놓았다(그렇게 앞뒤 다른 얘기를 써놓으면 읽는 이는 당황스럽단 말이다).

이 보고서가 나온 것은 2007년 4월은 노무현 정권 말기로 한미FTA 문제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던 때였다. 한미 FTA 문제와 관련되어 참고할 수 있는 사례가 NAFTA였는데, 비판론자들은 여기서 반대의 주요 논거로 멕시코의 경우를 들었던 것이다. 비판의 초점은 미국의 거대 자본때문에 농민, 노동자가 파탄을 빚을 것이며, 자유 무역이라는 이름으로 노동, 인권, 환경 문제 등에 대한 기업의 권익 침해가 빈번하게 발생했다는 것이며, 한미FTA 역시 그런 결과를 빚을 우려가 크다는 주장이다. 여기에 대한 반론이 멕시코 문제가 NATFA와 직접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니라 1929년 이후 줄곧 계속된 PRI의 장기 집권으로 인한 정치 / 경제 불안과 낙후성때문이라는 주장이다. NAFTA 지지자들은 NATFA가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멕시코 경제의 부활과 회복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주장이 대립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역시 후자의 입장을 취하고 있다.

문제는 결국 성장이냐 삶이냐 하는 문제일 것이다. 누구를 위한 성장이고, 무엇을 위한 성장이 되어야 할 것인가?

▶참고자료
[키워드] 북미 자유 무역 지대, 세계화, NAFTA
[분야] 경제, 미국, 멕시코, 캐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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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련 사건 ]


  1. NAFTA와 북미지역 경제 통합의 정치학, 정진영, 20쪽 [본문으로]
  2. 멕시코에서 넘어오는 불법 이민은 미국에서 큰 골칫거리다. 최근에는 국경수비대 대부분을 멕시코 국경에 투입한 것으로도 모자라 주방위군까지 투입하고 있는 상황인데, 미국 내에서만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멕시코 범죄 조직들이 밀입국을 알선하고 해주는 댓가로 밀입국자들들을 갈취할 뿐만 아니라, 마약 밀수까지 번성하여 멕시코에서도 골치아픈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본문으로]
  3. 자유무역과 관련한 논쟁은 항상 이익을 보는 집단과 손해를 보는 집단이 있기 때문에 참 어려운 문제다. 미국 남북전쟁도 자유 무역과 보호 무역이 첨예하게 대립한 전쟁이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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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 Comments 2
  1. Favicon of http://goddls1.tistory.com BlogIcon 행인1 또는 甲士1 2010.08.12 23:23 신고 Modify/Delete Reply

    사실 NAFTA는 문제가 없고 멕시코가 원래 문제가 많은 나라였다면 애시당초 NAFTA를 하지 말거나 나중으로 미뤄야 하지 않았을런지...

    • Favicon of http://dcafe.tistory.com BlogIcon deutsch 2010.08.13 00:49 신고 Modify/Delete

      NAFTA를 추진한 세력은 그 문제들을 해결할 수단으로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어느 쪽이 맞는 방법인지는 뭐라고 판단하기 좀 힘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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