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추모글 남기기



■ 양력과 음력, 율리우스력과 그레고리우스력


역사/역사 일반 2010.02.04 00:38

오늘날 세계에서 널리 쓰이는 달력은 크게 4가지 종류가 있다. 동양의 음력, 서양의 그레고리우스력과 율리우스력, 그리고 이슬람권에서 사용하는 이슬람력이 있다. 이중에서 그레고리우력을 양력이라 부르며 사용하고 있다.

문제는, 과거 역사를 표기할때 쓰는 날짜가 음력, 그레고리우스력(양력), 율리우스력 3가지 중에서 어느 걸 쓰고 있냐는 것이다. 이슬람력이야 우리나라에서는 쓰지 않으니까 빼자.

우리나라에서 그레고리우스력을 양력이라는 이름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1896년 1월 1일부터다. 이날은 음력으로 1895년 11월 17일이다. 그러니까 1895년 11월 17일과 1896년 1월 1일은 같은 날이란 얘기다. 그런데 1895년 음력 11월 17일 이전, 양력으로 따지면 1895년 12월 31일 이전의 날짜를 표기할때는 음력이라고 밝혀줘야 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그걸 무시하고 그냥 쓴다.

1392년 1월 1일이라고 했을때, 이 날이 음력으로 1월 1일이라는 것인지, 음력으로 따지면 1391년의 어느 날이지만 양력으로 변환한 것인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제대로 쓴 예는 한국어 위키백과의 태극기 문서에서 찾을 수 있다. "1883년 3월 6일 (고종 20년 음력 1월 27일) ‘조선국기’가 국기로 제정되었다."라고 쓰고 있다. 1883년이니 양력을 채택하기 13년 전이다. 여기에는 명확하게 양력과 음력을 구분하여 써준 것이다.

그러나 역시 한국어 위키백과 1월 26일 문서에 보면, 어떤 사용자가 양력과 음력을 구분하지 않고 그냥 써두었었다(날짜가 혼선이 있었는데, 지금은 다시 정확하게 옮겨져있다). 지금까지 책들에도 양력과 음력 표시를 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서 그날이 그날이 맞는지 요즘 들어 의심스러워 하고 있는 중이다. 같은 1월 27일이라고 해도 음력이냐 양력이냐에 따라 완전히 달라지니 말이다. 1883년 음력 1월 27일은 초봄이다. 그러나 그냥 1월 27일은 겨울이다. 이렇게 차이가 나니 말이다.

서양이라고 해서 다를 건 없다. 서양에는 2개의 양력 체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1917년 11월에 일어난 러시아 볼세비키 혁명은 "10월 혁명"으로 불린다. 당시 러시아는 율리우스력을 사용하고 있어서 그레고리우스력으로는 11월에 일어났지만, 러시아에서는 10월이었기 때문이다. 안톤 체호프 같은 경우, 독일의 바덴바일러에서 사망하였을 때, 독일 경찰이 기록한 사망 날짜는 그레고리력에 따른 1904년 7월 15일이지만, 당시의 러시아에서 쓰이던 율리우스력으로는 7월 2일이며 이 사망일을 오늘날까지 체홉 연구학회에서는 고수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식의 혼란이 서양에도 존재한다.

안톤 체호프나 볼세비키 혁명의 별칭 같은 사례가 벌어지는 것은 유럽에서도 나라마다 지역마다 그레고리우스력을 도입한 시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포르투갈은 1582년에 도입했지만, 영국은 1752년에 도입했다. 독일과 프랑스 국경지대 알자스는 1648년, 오늘날 체코인 보헤미아와 모라비아는 1584년 등이고, 동유럽 국가들은 제1차 세계 대전 중이나 이후에 도입했고, 구 소련은 1922년에 채택했다.

나라별 그레고리우스력(양력) 도입 시기 (출처:위키피디어)



동유럽이 그레고리우스력을 채택한 시기가 동아시아 3개국(조선 1896년, 일본 1873년, 중국 1912년)보다 늦은 이유는 아마 이 달력 체계를 개발한 사람이 로마 가톨릭 교황이었다는 점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지만, 이 푸념과 벗어난 주제라 넘기겠다.

아뭏튼 위키백과나 책에 기재된 날짜들도 그런 구분 표시가 없다보니 서양도 그레고리우스력으로 쓴 날짜인지 율리우스력으로 쓴 날짜인지 도통 알 수가 없어서 요즘 고민거리 아닌 고민거리가 되버렸다.

그레고리우스력의 1월 1일과 율리우스력의 1월 1일이 반드시 같은 날이라는 보장은 없기 때문이다.

내가 너무 민감한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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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보스코프스키 2010.12.01 13:00 신고 Modify/Delete Reply

    역법 관심 있으신지요? 예전에 세계력인가 뭔가 해서 날짜와 요일 고정법 때문에 위키 백과의 역법 개혁 이라는 항목을 여러번 본 적도 있었는데 지금까지 역법들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해마다 다르고 해서 이런 아이디어도 있었을 법 하다는 생각에 특정 종교의 영향력도 있고 해서 관심을 두었던 적도 있었긴 해요... 지금도 부분 관심은 있고 새로운 세상의 기념으로라도 요일고정력으로 역법 개정을 했으면 합니다.
    그리고 보면 역법 이것도 꽤 민감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율리우스 력도 8월의 자신을 기록하기 위해서 2월 - 물론 이전에도 2월의 평년은 29일이어서 다른 월 보다 더 짧긴 했습니다. - 의 하루를 땡겨서 만든 것이고 그레고리 력도 비록 과학 차원에서 넘친 날짜를 바로잡는다는 점의 취지는 좋지만 부활절을 고정하기 위한 목적이 더 앞선 것이죠.
    마지막으로 서력기원 - 그레고리 력의 사용과는 별도로 연도의 명칭을 서기에 맞추어 부르기 시작한 것 - 을 한국에서 사용한 건 1962년 1월 1일 부터니까 아직 만 50년을 오지 못한 셈입니다. 수고 스럽더라도 그레고리 력 도입 이전의 날짜는 해설이 있으면 좋은 것은 저도 마찬가지고요.

  2. Favicon of http://ainfljerseys.com/ BlogIcon Pittsburgh 2011.06.08 18:06 신고 Modify/Delete Reply

    사내커플이 애로사항이 많은것 같더군요.
    슬기롭게 목표를 향해 화이팅~해야겠습니다~ㅎㅎ

  3. Favicon of http://the13gak.tistory.com BlogIcon 십삼각 2013.07.24 20:36 신고 Modify/Delete Reply

    공감이 가는 글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쪽에 무관심한 모양이더군요;;;
    그리고 동유럽의 경우 말씀하신 게 맞을 겁니다. 동방 정교회는 지금까지도 크리스마스를 율리우스력에 맞춰서 쇠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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