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한국문화와 선교
이야기들/세상 사는 이야기 2007/07/26 13:07
이원규 교수(종교사회학)
한국인 종교의 현실
한국 교회는 민족문화에 대하여 어떠한 선교적 입장을 취해야 하는 것인가? 우선 우리가 현실적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엄연한 사실이 있다. 그것은 한국 인구의 다수가 민족문화의 영향을 여전히 많이 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1995년 인구 센서스 조사 결과 한국 인구의 23.2%가 불교인으로 그 비율은 19.7%의 개신교인보다도 많은 숫자이다. 뿐만 아니라 1997년 한국 갤럽조사연구소의 조사 결과 우리 나라 인구의 약 69%가 유교적인 의식구조를 가지고 있고, 약 절반의 인구는 무교적인 의식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심지어는 개신교인의 약 절반이 유교적인 의식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약 1/3은 무교적인 의식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도 밝혀지고 있다. 결국 한국의 전통적인 종교문화를 민족문화라고 본다면 그러한 문화 성향은 한국인의 생활 가운데서 여전히 중요한 부분이 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편 문화와 문화의 만남에 있어서 주의해야 할 부분이 있다. 그것은 하나의 문화가 자신의 우월성을 내세워 일방적으로 다른 문화를 지배하거나 억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렇게 자신의 문화를 강제로 타 문화권에 이식하려는 것을 우리는 문화적 제국주의(cultural imperialism)라고 부른다. 이것은 과거에 서구 기독교 국가들이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 등을 식민지화하면서 선교라는 이름으로 그 행위를 교묘하게 위장해왔던 전형적인 행태였다. 그리하여 서구 기독교 국가들은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 지역에 먼저 선교사를 보내고는 곧 이어 군대를 파견하여 힘으로 그 지역의 문화를 지배하곤 했던 것이다. 이렇게 많은 서구 기독교 국가들이 비서구 세계의 토착문화를 말살하고 비자발적으로 기독교 신앙을 강요하곤 했다.
종교적 제국주의는 기존의 토착 종교는 물론 모든 타종교를 말살시키고 그 위에 자신의 종교적 체계를 세우려고 한다. 이러한 제국주의적인 선교 전략은 오늘날 비서구 국가와 민족들로부터 거센 반발을 일으키고 있고 심한 국가간, 민족간 갈등을 만들어내고 있다.
배타주의적이지는 않은가
한국 사회에서는 요즈음 개신교가 문화적 제국주의식으로 민족문화에 대한 선교가 이루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것은 특히 타종교문화에 대한 태도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신학에서는 흔히 타종교문화와의 관계에 있어서 “기독교만이 진리를 가지고 있다”는 입장을 배타주의(exclusivism), “타종교에도 진리가 있으나 기독교 진리는 독특하며 최종적인 것이다”라고 보는 입장을 포괄주의(inclusivism), “모든 종교는 결국 비슷한 진리를 가지고 있다”고 보는 입장을 다원주의(pluralism)라고 한다. 여기에 한국 교회와 타종교 사이의 딜레마가 있다. 즉 타종교문화와의 관계에 있어서 다원주의적인 입장을 취하게 되면 종교간의 갈등은 없어지지만 기독교적인 구원의 의미가 퇴색되고, 선교의 의미도 없어지게 된다. 그러나 한편 배타주의적인 입장을 취하게 되면 신앙의 순수성을 유지할 수는 있으나 그 배타적인 태도 때문에 종교간의 갈등이 생겨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문화적 혹은 종교적 제국주의는 바로 앞에서 말한 배타주의적 태도의 산물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교회가 배타주의적인 입장을 고수하는 한 종교적 제국주의 의식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며 이에 따라 심한 종교문화 갈등을 유발시킬 것이다. 문제는 한국 교회가 타종교문화에 대하여 매우 배타적이라는 사실이다. 한국 종교 가운데서 배타성이 가장 강한 것은 개신교로서 목회자나 평신도 할 것 없이 타종교의 경우보다 월등히 강한 배타성을 보여주고 있다.
타종교에 대하여 불교나 가톨릭에서는 “공존해야 할 대상”이라고 보는 경향이 강한 반면에 개신교에서는 “철저히 배격해야 할 대상”이라고 보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리하여 개신교의 공격적인 적대감과 타종교의 방어적 거부감이 충돌하면서 매우 심각한 긴장과 갈등이 생겨나고 있다.
민족문화 선교의 걸림돌
우리는 한국 교회가 다원주의적인 입장을 취해야 한다고 제안할 생각은 없다. 자칫 그런 입장이 한국 교회의 존재기반을 흔들어 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한국 개신교의 지나친 배타주의가 민족문화 선교에 커다란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1997년 한국 갤럽조사연구소의 한국인 종교와 종교의식에 관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한국인의 약 절반이 비종교인인데 그 가운데 약 절반이 과거에 종교를 가졌던 적이 있다고 했다. 그러나 그 가운데 대다수가 과거의 종교는 개신교였다고 했다. 또한 가지고 있던 종교에서 다른 종교로 개종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 가운데는 개신교인이 가장 많았다. 결국 비종교인 860만과 타종교인 190만이 개신교를 믿다가 이를 포기해버린 것이다. 뿐만 아니라 종교에 대한 호감도에 있어서 개신교가 가장 뒤떨어지고 있으며, 아울러 개신교로의 개종률도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바뀌어야 한다
결과적으로 오늘날 한국 교회는 선교에 있어서 커다란 위기를 맞고 있다. 그러면 어떤 문제들이 오늘날 한국 교회를 이러한 위기에로 몰아 갔는가? 그것은 교회가 보여주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 때문이다. 그러면 무엇이 문제인가? 한국인 일반에 의해 한국 개신교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것은 “신앙을 너무 강요하는 것과 배타적”이라는 것이다. 바로 종교적 제국주의 성향이 아니겠는가? 다음으로는 물질중심적이라는 것, 진정한 믿음이 부족하다는 것, 사회봉사와 사랑의 실천이 부족하다는 것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 교회는 전통적인 민족문화 혹은 종교문화에 대하여 열린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 즉 한국 교회는 우리 고유의 전통문화에 대하여 무조건적인 거부나 혹은 무조건적인 수용의 태도를 지양하면서, 그 가운데서 긍정적으로 이해할 것은 하고 권고할 것은 하고 때로 시정할 것은 시정하되, 열려진 마음으로 수용적이고 개방적인 태도를 보일 필요가 있다. 우선 문화적 다양성의 현실을 받아들이고 우리 민족문화에 담겨져 있는 아름다운 전통적인 얼을 승화시키고 기독교적으로 새롭게 이해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선교는 강요에 의해 강제적으로 되어지는 것이 아니라 감동과 감화에 의해 자발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출처 : http://bbs.kcm.co.kr/NetBBS/Bbs.dll/missiontime2/qry/zka/B2-kD2Zn/qqatt/%5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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