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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영화 번역들 언제쯤이면 제대로 된 걸 볼 수 있나?

이야기들/영화 이야기 2006/07/04 02:18

전쟁영화 번역, 언제쯤 제대로 된 걸 볼 수 있을까?

영화 [게티스버그] 정품 DVD에서 스페셜 피쳐를 보고 있는 중입니다. 그러나, 도대체 누가 번역을 했는지 엉망진창입니다. 이 번역된 자막을 보고 있으면 정확한 사실은 하나도 파악할 수가 없습니다(배급사가 SY Entertainment, 수입사가 신한영상으로 되어 있습니다. 워너브러더스). 미국의 DVD 제작자들은 기껏 열심히 역사가들까지 동원해서 만들었는데, 번역이 개판입니다.

1) "최대 권력자 픽스버그" : 모르는 사람은 픽스버그라는 사람이 있는 줄 알겠지요? 아닙니다. 서부 최대의 도시로 미시시피 강 연안 도시 중 가장 중요한 도시인 빅스버그입니다. "최대 권력자"가 아니라 "최대 도시" 정도될 겁니다.  빅스버그가 미국의 도시 이름이란 거 모르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영화 자막, 그것도 이 영화의 배경을 설명하면서 확인도 안하고 그냥 무성의하게 대충 대충 번역하고 내보낸 겁니다.

2) 남군이 워싱턴을 보호하기 위해 : 스페셜 피쳐에 포함된 게티스버그 전투에 대한 안내 영상중에 나온 말입니다. 남군이 워싱턴을 보호하다니요. 남군은 워싱턴을 점령해야 하는 입장이고, 북군은 리치먼드를 점령해야 하는 입장입니다. 물론 전쟁은 북군이 리치먼드를 점령하려고 했고, 남군은 이를 막는 입장이었습니다.

3) 연합군, 연방군 : Union Army, federal Army를 이렇게 번역했습니다. 전자는 북군이고, 후자는 남군입니다. 이를 연합군, 연방군 등으로 번역하고 그걸 돈받아 처먹고 있습니다.

4) 지명을 바꾸고 있습니다. : 프레드릭스버그(Fredericksburg) -> 프레드스버그 챈슬러스빌(Chancellorsville) -> 챈서스빌, 빅스버그는 아예 사람으로 둔갑시켜놓았죠. Chambersburg도 이상하게 바꾸어 놓았습니다.

5) "그랜트는 픽스버그가 강 하류로 도망가자 뒤를 쫓기 시작했어요". 픽스버그가 아니라 Viksburg, 빅스버그입니다. 도시가 하류로 도망가다니요? 서울이 황해로 도망갔다고 표현한 겁니다.

6) "그러나 1863년 하순 1월 2월 3월 4월까지" : 1월~4월이 하순일까요? 아니면 1863년 하순과 1864년 1~4월을 얘기하는 걸까요? 하지만 이 DVD는 1863년 7월에 있었던 게티스버그 전투를 얘기하고 있습니다.

7) "또 다른 주력 연합군을 중립시키는데" : 뭔 소리인지 저도 모르겠습니다. 연합군 = 북군임은 틀림없으나 "중립화시켰다"라는 게 대체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습니다. 무력화라는 말이 아닐까 모르겠습니다.

8) 사람 이름도 번역을 맡은 알바가 지 꼴리는 대로 바꿔놓습니다. Winfield S. Hancock은 아무리 읽어봐도 "핸콕"입니다만, 이를 "햄콕"으로 해놨습니다. 머리와 눈을 폼으로 갖고 있는 모양입니다.

9) Abner Doubleday  라는 장군이 있습니다. 그냥 "한 제독"으로 얼버무리고 넘어 갔습니다. "애브너 더블데이"라는 발음이 그렇게 어려운 발음이었는지.

10) 북버지니아군은 로버트 리 장군이 이끌던 남군의 주력 부대였습니다. 이걸 문자 그대로 "버지니아 북쪽의 군대"로 직역해놓았습니다. "North Virginia Army"거든요. 위의 번역이 될려면 "Army in north of Virginia"가 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제가 잘못 알고 있는 건가요? 이걸 보니 예전에 블랙호크다운에서 "10 Moutain"을 "열번째 산"으로 번역해놓은 걸 보고 실소를 금하지 못한 기억이 납니다. 저건 10산악사단이라고 미군 현역 경보병사단입니다.

11) 지들 맘대로 생략도 서슴치 않습니다. 14 troopers, 란 말이 지나갔는데, 번역은 대대로 했더군요. 그런데 바로 뒤에 "연대"라는 말이 나옵니다. 그런데, 더 골때린 것은 "제 14대대"라고 해놓고 바로 다음 문장이 "주의 이름이 아니라 도시 이름을 딴 연대다"라고 해놓았습니다. 하지만 제가 가지고 있는 자료에는 그런 연대는 없습니다.

스페셜 피쳐 부분은 이렇지만, 본 영화도 다를 바 없습니다.  Charge! 라고 외치는 장면이 있습니다.  리틀라운탑에서 챔벌레인 대령의 메인 2연대가 남군을 물리치는 장면에서 나온 말입니다. 여기서 Charge가 의미하는 바는 돌격!입니다. 실제 장면도 돌격하죠. 이걸 그냥 "공격"이라고 해놨습니다.

이 영화만 이럴까요? 아닙니다.

다음은 영화 [도라, 도라, 도라]에 나온 오류들입니다.
1) "General"은 계급과 상관없이 준장부터 대장까지 모두 "대장"으로 번역해놨습니다. 그냥 "장군"이라고 번역했으면 아무 문제없습니다.
2) Headquarters : Headquarters를 '제한구역'으로 번역해놓았더군요. 이 말은 '사령부"를 의미합니다.
3) "일본군이 (중략) ... 필리핀, 이베리아 반도를 공격할 .. (생략)" : 비디오 보다가 기가 막혀 웃지도 못한 번역이었습니다. 이 대사는 하와이 주둔 미군 사령관과 그의 참모들이 워싱턴에서 보낸 일본의 행보에 대한 경고 전보를 읽는 장면에서 나왔습니다. 이베리아 반도는 스페인과 포루투칼이 위치한 유럽의 반도 중에 하나입니다. 일본에서 이베리아 반도가 어디랍니까. 지구의 반바퀴를 돌아야 하는 곳 아니랍니까. 도대체 뭘 보고 번역한 걸까요. '이베리아 반도'는 무얼보고 그렇게 번역했을까요?

영화 [Enemy at the Gates]는 어떤 줄 아십니까?
1) 극장에서 봤을때 정치장교를 행정장교로 번역했습니다.
2) 흐루시쵸프를 영어 발음 그대로 한글로 써놔서 아무도 그가 누군지 몰랐죠.

영화 [지옥의 묵시록 :리덕스판]을 극장에서 봤을때는 M60 기관총을 "60미리 포를 쏴!"라고 번역해놨더군요. 미군은 M60을 그냥 Sixty라고 불렀는데, 그걸 몰랐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대로 영화 장면을 보면서도 기관총과 포를 구분못할정도의 작자에게 번역을 맡기고 그냥 휭하니 극장에 올려버리다니요.

이렇게 품질이 엉망입니다. 이를 돈 주고 정품을 산게 후회됩니다. 차라리 제가 직접 번역을 해서 혼자 즐기는게 낫겠습니다.

DVD 제조사들이 영세해서 그런다고요? 그게 말이나 되는 핑계입니까? 그럼 영세하니 저렇게 잘못된 오역투성이의 영화를 감수하고 사라고요? 아주 썩어문드러진 생각들이지요. 저렇게 품질이 개판인 DVD를 내놓으면서 불법복제 타령을 할 겁니까? 당신네들이 품질 관리와 제조를 저따위로 엉망으로 하니 돈 주고 살 생각이 사라집니다.  그렇게 철저하게 무책임과 뻔뻔함으로 무장한 자들의 주머니에 내가 힘들게 번 돈, 차라리 돼지축사에서 길러지는 돼지에게 먹이로 먹이고 말지.

하긴, 성추행하고도 끝까지 버티는 대한민국 정치인들도 뻔뻔스럽게 잘 살고 있으니, 저런 쓰레기들도 뻔뻔스레 살고 있겠지만.

반크코리아에서 하고 있는 한국 제대로 알리기? 좋은 운동이다. 그렇지만 우리 것을 똑바로 알리려면 외국 것도 똑바로 알아야 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상도의상으로도 어떻게 저렇게 수준 이하 번역을 무책임하게 그대로 내보낼 생각을 했는지 정말 저 DVD를 제작한 업체의 사장 면상을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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