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추모글 남기기

■ 히틀러는 무죄다.

독일/나치 2008/04/13 16:12
이렇게 제목을 썼으니, 히틀러를 아는 사람들은 발끈해서라도 들어올지도 모르겠다.

얼마 전 히틀러 성경이란 존재가 독일에서 발견되었다. 1939년 친나치 기독교 신학자들에 의해 유대주의를 없애겠다는 미명하에 만들어낸 모양이다. 전형적인 과잉충성이랄지, 반유대주의의 광기랄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지금 하려는 얘기는 그게 아니다.

내가 놀란 건, 그 신문 기사에 달린 댓글들이었다. 찌질이들이 낚시용으로 쓴 게 아닐까 하는 댓글들이었지만, 모 까페에서 진지하게 그런 주장을 하는 놈을 본 적이 있는 지라 그냥 웃고 넘어가기에는 심각했다.

이 찌질이들의 댓글은 이렇다.
  • 유태인 학살 문제에서 히틀러는 죄가 없다.
  • 모든 학살은 히믈러가 한 것이지, 히틀러는 유태인을 죽이지 않았다.
  • 스탈린을 보라. 저 백정이 얼마나 자국민들을 쳐죽였는지를 말이다.
  • 히틀러와 스탈린을 비교해봐라. 히틀러는 죄가 없는 사람이다.
이런 내용이다. 아 나 웃기지도 않아서. 저 내용대로라면 일본 왕은 무죄다. 아무 책임없는 자가 되버린다. 박정희의 독재도, 민주화 운동 탄압도 다 김종필, 김형욱, 이후락, 신직수, 김재규가 책임져야 하고, 광주 시민 학살도 전두환과 노태우는 아무 책임없다.

유태인 학살에서 히틀러가 무죄란 주장을 하기 위해 히믈러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시켰다. 저런 생각을 하는 자들은 나중에 자신이 잘못하면 다 남 탓으로 돌리고 도망갈 놈들이다. SS의 절반 가까이를 동원하고, 국가 조직과 군 조직까지 동원하며 전개한 유태인 학살을 히틀러의 승인이나 지시 없이 히믈러가 했다는 생각 자체가 넌센스다. 직장 생활을 해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그게 얼마나 말이 안되는 소리인지. 말 그대로 탁상 공론 감의 헛소리다.

게다가 히믈러가 어떤 인물인지도 모르고 하는 소리다. 히믈러는 거대한 권력을 쥐고 있는 것 치곤 히틀러 못지 않게 소탈한 성격으로 알려졌다. 물론 지 사생활에서 얘기다.  괴링이 권력을 이용해서 공군 병력을 동원하여 전 유럽의 유명 미술품을 개인 소유로 약탈했던 것에 비하면, 월급만으로 살아가던 히믈러는 고지식한 사림이었고, 절대 히틀러의 지위를 넘겨보지 않은, 말 그대로, 충직한 개였다. 진돗개에게 대단히 미안하지만, 진돗개같은 충복이 히믈러였다. 그런 자가 히틀러 모르게 그런 엄청난 짓을 저지른다? 지하의 히믈러가 웃겠다.

게다가 저 논리대로라면 히믈러도 책임을 질 수 없다. 실무는 모두 아이히만이 했으니까. 아이히만이 히믈러를 속여서 저런 엄청난 짓을 저질렀다는 걸로 계속 밑에 놈들에게로 연결될 것이다. 지시한 자는 사라지고, 지시를 이행한 사람들만 남는 것이다. 어디까지 갈려나 한번 지켜볼까?


히틀러가 물론 구체적으로 어떻게 유태인을 청소하라고 지시를 할 사람은 아니다. 히틀러는 그의 치세 기간 동안 애매하게 지시를 구두로 내리곤 했다. 문서화되어도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라고 세세하게 지시하지 않았다. 그건 히틀러만 그런 게 아니고, 원래 조직의 체계라는 게 그렇다. 아까 얘기한 것에 덧붙이면, 저 찌질이들의 논리로 따지면 삼성 이건희도 모두 무죄고, 김우중도 아무 죄가 없는 사람이 되버린다. 노무현의 실수나 최연희 성희롱 사건도 그런 식으로 계속 무죄가 될 것이다.

그리고 지찔이 논리 중 진짜 걸작은 스탈린과 비교다. 자국민 수천만명을 죽인 스탈린에 비하면 히틀러는 미비하다, 는 식으로 히틀러를 희석시키고 있는데, 정말 그렇게 희석이 가능할까?

첫번째로 대단한 모순인 것이 왜 히틀러에게는 그 부하에게 죄를 덮어씌우면서 스탈린은 스탈린에게 죄를 덮어씌우는가 하는 것이다. 왜냐고? 그 친구들이 자국민 수천만명을 죽였다는 주장에는 스탈린이 행한 숙청과 전쟁 중 전사자를 분명하지 않고 그저 막연히 "수천만명"이라고만 얘기한다. 스탈린 통치시기에 죽은 소련인은 숙청으로 죽은 사람들도 많지만, 독일과 전쟁으로 싸우다 죽거나 학살당한 사람들도 많다. 이 자들은 그런 것도 구분하지 않고, 숫자 놀이 하는 것이다. 일단 숫자로 압도하여 더 이상 다른 생각을 못하게 호도하려는 것이다. 물론, 저런 주장을 하는 찌질이들 자신들이 호도된 상태라 구분을 못하는 것일 수도 있다. (한마되로 무뇌아 집단이다)

어쨌건, 지금의 FSB, 그리고 냉전기 CIA와 숙적이었으며 숱한 첩보영화에서 조연이었던 KGB의 전신인 NKVD라고 있다. NKVD는 혁명기 체카 시절부터 여러 차례 이름을 바꾸어왔는데, 숙청을 지휘한 것은 차례대로, 야고다, 예조프(Nikolai Yezhov), 베리야(Lavrentiy Beria)였다. 정확한 희생자 수는 모르겠으나, 수백만명으로 알고 있다. 심지어 야고다, 예조프 조차도 숙청의 희생물이 되었다. 전쟁 중 전사자 및 실종자 등등이 러시아에서는 2천만명이라고 지금도 주장한다. (정확한 집계는 전쟁사학계의 숙제다)


왜 히틀러는 히믈러에게 죄를 다 전가시켜가면서 히틀러가 무죄라고 얘기하면서 스탈린은 그 부하들이 저지른 짓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가? 그럼 스탈린에게도 히틀러처럼 적용할까? 하기사 그럼 지금까지 스탈린을 욕한 게 무의미해질테니, 끝까지 이 논리를 고집하겠지. 게다가 스탈린이 누군가. 한국전쟁을 뒤에서 조종한 배후 인물 아닌가. 히틀러보다는 스탈린을 더 악역으로 올려야 한다는 필사적인 심정이라도 있는 건가? 한국전쟁 배후 인물인 스탈린을 더 악랄하게 포장하기 위해 히틀러를 굳이 희석시킬 이유도 없는데 말이다.

두번째는, 스탈린이 자국민 수천만명을 죽였다고 하는데,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 찌질이들이 주장하는 논리에는 숙청과 전쟁 중에 전사자를 구분하지 않고 있으며, 또 히틀러가 자국민을 그렇게 죽이지 않았다고 주장하는데, 뒤집어볼까? 독일계 유태인들도 히틀러는 자국 국민으로 인정안했지만, 법적으로는 유태계 독일인이며, 독일 시민권자들이었다(인종차별의 대명사인 1935년의 뉘른베르크 법은 이들의 시민권을 사실상 박탈하는 내용이다). 히틀러때문에 죽은 사람 숫자 놀이 한 번 해볼까? 히틀러가 정권을 잡지 않았다면, 히틀러가 전쟁을 일으키지 않았다면 죽지 않았을 사람 숫자 말이다. 다음 표를 보시라.
국가명 군 사망자 민간인 사망자 총계
소련 12,000,000 17,000,000 29,000,000
폴란드 597,000 5,860,000 6,270,000
독일 3,250,000 2,440,000 5,690,000
유고슬라비아 305,000 1,350,000 1,660,000
루마니아 450,000 465,000 915,000
헝가리 200,000 600,000 800,000
프랑스 245,000 350,000 595,000
이탈리아 380,000 153,000 533,000
영국 403,000 92,700 495,000
미국 407,000 6,000 413,000
체코슬로바키아 7,000 315,000 322,000
네덜란드 13,700 236,000 249,000
그리스 19,000 140,000 159,000
벨기에 76,000 23,000 99,000
18,352,700 29,030,700 47,200,000
이 표에 나온 미국의 사망자 수에는 태평양 전쟁에서 죽은 사람과 유럽 전쟁에서 죽은 사람은 구분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미국 전체를 빼도 히틀러가 아니었으면 더 오래 살았을 4천 6백만명이 유럽과 러시아 동토에서 죽어나갔다.

유태인을 제외하고 히틀러도 600만에 가까운 독일인을 죽였다. 독일인 외에도 히틀러가 일으킨 전쟁으로 죽은 사람은 스탈린에 못지 않다. 그리고 통계에 잡히지도 않게 죽은 사람들도 부지기수다. 집을 잃고 피난가던 중에 죽은 사람, 먹을 것이 모자라 굶어죽거나, 질병에 걸리고도 제대로 치료를 못받아 죽은 사람 등등 말이다.

게다가 스탈린은 파괴까지 수반하지 않았으나, 히틀러는 전 유럽을 초토화시켰다. 스탈린은 사람들을 시베리아로 보내거나 총살시켰지만, 히틀러는 가스, 구타, 총살, 교수형 등으로도 모자라, 도시와 마을, 공장을 폐허로 만들기까지 했다. 전쟁 말기에 연합군이 라인강을 건너려 하자 인간이 살아가기 위해 모든 것을 파괴하라는 지시까지 내렸다. 스탈린과 비교가 가능한가? (물론 덕분에 일본이  미국과 전쟁을 시작하고, 우린 그덕분에 독립할 수 있었지만).

스탈린과 히틀러를 비교하면서 히틀러를 희석시킬 수는 없는 이유다.

사람들이 왜 이렇게 되었을까? 그냥 추측일 뿐이지만, 이스라엘과 미국에 대한 반감이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언제부터인지 몰라도 미국에 대한 반감을 아주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애들이 생겨났는데, 이 친구들이 미국의 지원을 받아 아랍인을 학살하는 이스라엘을 보면서 히틀러가 유태인을 다 죽였어야 했다고 생각했는 지 모르겠다. 그런데 그러면서도 미국을 반대하는 아랍 테러리스트들에게는 부시 못지 않은 악감정을 마구 표출하는 모순을 보이기도 한다. 정말 아무 생각없는 단세포 찌질이란 소리 밖에 안나온다.

하지만, 단순히 찌질이들의 댓글이라고 하기엔 조금씩 이런 얘기들이 마치 진실처럼 퍼질 기미를 보인다. 심히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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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카니발 2008/04/19 21:35 Modify/Delete Reply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장난삼아 히틀러가 합리적 경제인이니 뭐라니 하는 친구한테 말해줘야겠습니다. -_-;

    • BlogIcon deutsch 2008/04/22 09:55 Modify/Delete

      합리적 경제인이라.. ;;; 친구 분이 그냥 장난쳤다고 가볍게 넘기겠습니다 -.-

  2. 2008/04/27 04:33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 입니다

  3. 2008/10/10 05:39 Modify/Delete Reply

    스탈린 숙청도 굉장히 과대 포장된거라고 하던데.. 솔제니친의 소설만을 근거로
    대학살이라고 하는것이 언제부턴가 객관적 진실로 변한것 같더군요.
    스탈린 통치기간에 숙청(정치범) 및 범죄로 인한 투옥률이 현재 미국보다 낮았다는
    자료도 발견되고 있고, 우리는 상당히 많은 날조된 거짓말들을 진실로 믿고 있는게
    아닐까 그런 생각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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